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저자 : 나카야마 시치리 (출판사 : 북로드)

 

| 책소개 |

시작은 인적이 드문 맨션의 시체가 발견되서부터 시작된다. 마치 고깃덩어리처럼 쇠갈고리에 매달린 시체와 장난기 가득한 어린아이의 필체가 적힌 메모장. 사람을 개구리로 비유하면서 장난감처럼 다룬 살인범의 극악한 범행 수법은 너무 잔인했고, 경찰은 정상인이 아닌 심신상실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한다.

 

연이어 이어지는 살인사건 속에서 범인의 정체는 여전히 모호하지만 일련의 규칙성을 발견하게 된다.

무분별한 살인, 50음순으로 죽임을 당하는 사람들.

 

범인의 목적을 헤아릴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자신들도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에 빠지자 시민들은 패닉에 빠지고, 사회는 전체적으로 공황상태까지 이른다.

 

| 서평 |

시작부터 오싹한 시체의 발견과 함께 발견된 쪽지. 마치 아이가 쓴 것처럼 천진난만한 필체로 시체를 개구리처럼 다루는 내용은 시체를 어떻게 살인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잔인하고, 이성적이지 못하며 절대로 평범하다고 볼 수 없는 살인자의 면모를 가늠하게 한다.

 

경찰은 심신상실자를 유력한 범인으로 보았다. 특히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으며, 보호소에서 다시 사회로 나온 심신상실자를. 그런 그들을 치료하는 정신의학 박사를 찾아가며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하는데,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과거의 사건에서 심신상실자의 처벌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바로 심신상실자라는 이유만으로 감형을 받고, 구치소 대신 보호소에서 감시와 병행한 치료를 받으며 다시 사회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케어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유력한 혐의의 심신상실자는 꾸준한 치료를 받으며 사회에서 묵묵히 제 일을 해내고 있었다. 심신상실자라는 이유만으로, 과거 잘못된 일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다시 의심을 하기 시작하자 그것은 편견이라며, 꾸짖는 치료사에게 경찰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결국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연쇄 살인을 저지른 심신상실자이자 범인을 잡고야만다.

 

이 책을 보며 느꼈던 것은 다수의 안전과 소수의 안전, 당장의 안전과 대의였다.

 

개구리 남자가 무분별하게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자, 공포를 느낀 대중은 경찰이 의심하고 있는 심신상실자들의 인적사항을 요구했다.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경찰 입장에서는 당장의 확증은 없었으며, 심신상실자라도 인권과 신변보호 차원에서 그들에게 정보를 줄 수 없었다. 결국 이성을 잃은 시민들이 경찰서를 점령하고 경찰과 큰 충돌을 일으킨다.

 

여기서 시민들은 물음을 던진다.

무분별한 살인 앞에서 다수의 안전이 중요한가, 범죄 전력이 있는 유력한 용의자들인 심신상실자들의 안전이 중요한가?

심신상실자들이 과연 치료가 되는가?

사회에 다시 나온 심신상실자는 과연 안전한가? 그들은 다시 사회에서 어울릴 수 있는가?

 

심신상실자를 치료하는건 결국 사람이다. 정신, 심리분야를 판단하는 건 절대적일 수가 없다. 전문가에 따라 상대적일 수 밖에 없는 진단을 내리고,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인권보호라는 이유로 그들의 죄를 참작하여 치료를 받고 다시 사회에 재기할 수 있는 제도는 완벽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진정한 살인범은 이 헛점을 노렸다. 제도의 문제점을 대중이 제대로 직시할 수 있도록, 심신상실자를 이용하여 그들의 위험성을 사회에 알렸다.

 

소설이라지만 현실 사회에서도 이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죄를 저지른 심신상실자를 법의 제도로 보호하고, 이 제도를 악용하여 멀쩡한 사람들이 심신 상실자인척 감형받고.. 전문가는 역설적이게도 절대적인 진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것.

 

심신상실자에 대한 법적, 사회적 제도에 대해 많은 고민이 들게끔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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